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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목표

2020.01.23

기사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265970

1995년 창립해 외환위기 후 적자경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탄탄하게 이피코리아를 이끌어온 배문찬 대표. 사진 홍태식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설치·유지·보수 전문기업 이피코리아(주)(대표 배문찬)는 UPS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 선두 기업이다. 삼성SDS, 상암IDC, SK C&C 대덕데이터센터, SK브로드밴드 분당센터, LG CNS 미음센터, 한국증권전산, 정부통합전산센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이 이피코리아의 대표적인 UPS 공급처들이다.

이피코리아의 대표 제품. Galaxy VX는 500∼1500kVA 구성 가능한 무정전 전원공급장치로, 4Level IGBT 제어를 통해 부하에 끊김없이 전원을 공급하는최첨단 모듈형 UPS(슈나이더 일렉트릭사).

 

1995년 창립한 이피코리아는 외환위기 이후 적자경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탄탄한 기업이다. 창립자 배문찬 대표는 기업 본연의 임무 수행을 통해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나가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국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기여하고자 경쟁사와 차별화된 고효율 장비의 공급에도 힘쓰고 있다. 전력(Power) 시스템, 조명(Light) 시스템, 공조(Cooling) 시스템, 태양광, 스마트 솔루션, 철도사업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종합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피코리아는 국내 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가장 많은 UPS 구축 실적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기관이나 IT 기업, 각종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 공급이 잠시라도 중단될 때 일어날 상황을 떠올리면 정전 때 순간적으로 작동해 전자장비가 멈추지 않도록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인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산이 발달하면서 UPS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시설의 고도화, 대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더욱 신뢰할 수 있고, 최고의 기능과 성능을 가진 제품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10년 이후 국내 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 60% 이상 구축

배문찬 대표는 세계 최고 메이커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사와 제휴해서 제품을 국내에 보급했다. 기능성은 물론 에너지까지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 순간 외환위기 사태가 발생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품의 가격이 3배로 껑충 뛰었으니 막 성장세를 타기 시작한 젊은 기업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였지만 배문찬 대표는 기업의 책임을 떠올렸다. 직원에게도, 고객에게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빚으로 떠안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사업에 집중했다. 30억∼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20억원의 부채를 갚았다. 이런 모습이 신뢰를 쌓으면서 이피코리아 제품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다.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 없이 부동의 업계 1위를 지켜오고 있다.

UPS는 시장의 중요성과 비전만큼 경쟁도 치열하지만, 세찬 경쟁업체들의 도전에도 이피코리아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0년 이후로는 국내 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 60% 이상을 구축하고 있다.

“계약으로만 진행할 수 없는 부분도 많습니다. 기술, 서비스, 퀄리티, 그리고 신용입니다. 회의 때도 ‘진정한 신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피코리아의 대표 제품. 프리쿨링 냉동기(BREF)는 공랭식 프리쿨링 냉동기로, 겨울철 프리쿨링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최대화하는 고효율 냉동기(슈나이더 일렉트릭사).

 

배문찬 대표가 말하는 ‘진정한 신용’은 약속한 것보다도 더 잘하는 것이다. 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이 아니라도 고객이 필요하게 여길 부분은 해준다는 방침이었다. 이러한 이피코리아의 남다른 철학과 태도는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UPS에서 중요한 부분은 구축뿐 아니라 유지 및 보수로, 필수이자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꼽힌다.

“세일즈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는 더 중요합니다. 식당에 가서 메뉴를 주문했는데, 원래 포함되지 않은 반찬을 더 내주면 만족감이 더 커지죠. 서비스는 투자인 셈입니다.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가져다주는 이피코리아의 강점이자 성장 원동력입니다. 이 점이 다른 기업과의 차별성이기도 합니다.”

서비스는 결국 매출로 이어진다. 다른 기업으로 거래처를 바꿨던 고객사가 이피코리아의 서비스를 떠올리면서 돌아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되돌아온 고객사는 이피코리아와 더욱 좋은 관계로 발전하면서 ‘특별한 고객’이 되어준다.



직원들의 부담 줄여주려 매출 목표치 정하지 않는다

이피코리아는 매출 목표치를 정하지 않는 독특한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해오고, 특히 ‘Safe Blue’ 출시 이후 2017년에서 2018년의 매출이 50%까지 상승하는 쾌거를 떠올리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2019년은 2018년보다 더 낫진 않은 것 같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라면서 배문찬 대표는 숫자보다 본질에 집중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숫자가 담지 못하는 품질뿐 아니라 서비스와 인식하지 못한 가치들에 주목한다.

“숫자는 참고 지표로만 활용할 뿐입니다.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았는가, 목표를 달성했는가, 할 수 있는 기회에 최선을 다했는가, 이런 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기도 했습니다. 목표 달성의 부담 때문에 회사 가기 싫어지면 곤란하잖아요.”

매출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은 것은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이유가 된 것이다. 경영자로서의 책무는 오래 가는 기업을 만드는 것과 함께 직원들을 성장시키는 것도 있다는 배문찬 대표의 철학은 복지로 이어진다. 매년 회사 이익을 전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매년 해외 워크숍을 진행하며, 학자금 등 행복지원금을 지급한다.

‘내가 인간성이 좋아서가 아니다’라면서 배문찬 대표는 이피코리아의 성공 비결, 그리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준 데 있다고 얘기했다. 같은 목표를 향하여 합심해서 성과를 창출하고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간다면, 이피코리아가 더욱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존속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취업이 어려워서 창업을 꿈꾸는 시대지만, 배문찬 대표가 이피코리아를 창립할 당시만 해도 지금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오히려 창업에 제약이 많던 시기였다. 심지어 그는 선친(이화전기 고 배수억 회장)의 전기사업을 승계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굳이 창업을 택했다.

“처음엔 제가 사업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보다는 사회에 기여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여겼죠. 직접 승계는 아니지만 창업을 하고 보니 선친이 하시던 모습을 어깨 너머로 배운 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기업가 정신이나 사업 노하우 등 장점을 이어받았어요. 제가 더 잘하는 부분도 있고요, 하하.”

회사가 매해 부쩍 성장할 때마다 직원도 함께 성장하고, 배문찬 대표는 그 모습을 확인할 때 보람을 얻는다. 직원들이 능력을 키우고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배려하면서 이피코리아가 더 훌륭하고 경쟁력 있는 회사로 존속하고 성장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확신이 되고 있다.

기업명 이피(利彼)는 고객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

배문찬 대표는 인터뷰하는 내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피코리아’란 사명도 ‘Excellent Power, Excellent People’, 한자로는 이피(利彼)로 ‘고객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다. ‘기업 본연의 임무 수행을 통해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나가고 이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는 것을 모토로 삼은 만큼 기부 및 사회적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기부를 하겠다는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기업을 경영하게 되면 가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온 걸 작게 실천하는 겁니다. 회사가 안정된 15년 전부터 꾸준히 기부를 해왔습니다.”

이피코리아는 매년 1억원 이상을 기부했고, 최근 3개년 평균 기부 금액은 2억원이 넘어갈 정도로 적극적이다. 배문찬 대표 개인도 성동구의 자원봉사활동을 총괄하는 사단법인 성동 자원봉사센터의 부이사장과 몇몇 단체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도 봉사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Safe Blue’로 새로운 시장에 도전

이피코리아의 대표 제품.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신기술, 고효율, 친환경 LED 평판 조명(이피코리아).

 

이피코리아는 UPS,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이어 올해 친환경 LED 조명 사업의 확장에 나섰다. LG전자와 공동 개발로 탄생한 블루라이트 차단 조명 제품 ‘Safe Blue’는 빛에서 나오는 유해 블루라이트를 60% 가까이 줄이는 동시에 눈에 좋은 블루라이트는 33% 높인 획기적인 제품이다. 광원의 빛을 반사해 주변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간접광 기술을 적용, 눈부심을 줄인 원천기술은 특허도 획득했다. 최대 5만 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과 형광등과 비교 시 40% 이상 높은 에너지 효율성도 획기적이다.

“조명은 어둠을 밝히는 역할과 함께 주로 인테리어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눈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조명의 질까지 깊게 생각합니다. ‘Safe Blue’는 빛이 부드러워서 눈이 편하다는 장점이 큽니다. 의료시설, 공공시설 등에서 많이 찾고 있어요.”

조명산업은 광원으로서의 기능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란 점에서 사회의 중요한 핵심 인프라인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연결 포인트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주로 내수 위주였던 이피코리아는 조명사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작점을 잡았다. “LG전자와 협업해 공조, 에너지, 가전, 조명, 제어 등을 결합한 스마트 솔루션 사업에 주력함으로써 4차 산업시대의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고, 이를 새로운 동력으로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김민정 womandonga@donga.com